정신치료
사고를 동반하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는 다양한 부정적 감정들을 같이 불러일으킵니다.
사고 당시의 자신의 행동이나 타인의 행동에 대한 원망, 분노, 죄책감 등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불안증상이나 놀람이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두려운 마음도 들고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생깁니다.
사고를 당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과 사회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의심하는 마음이 자주 들게 됩니다.
특히 대형 사고나 재난의 경우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 등 평생 해보지 않은 여러 일들에 부딪히게 되면서 안 그래도 힘든 몸과 마음에 더 큰 부담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복잡한 생각이나 감정들을 정리하는 것을 돕는 것이 증상의 조절만큼이나 중요한 치료 내용입니다.
안정화기법
불안과 긴장은 몸으로 기억됩니다. 우리는 불안이나 두려움, 긴장이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긴장된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몸은 웅크려지고 목, 어깨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호흡이나 맥박은 빨라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무의식중에 일어나며 이러한 자세는 다시 불안한 생각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의식적인 불안 자세를 의식하고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를 취함으로써 몸의 긴장을 줄이고 이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한 생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심호흡, 복식호흡, 착지법, 나비포옹법 등의 기법들이 있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다 이해되는 내용이지만 막상 혼란스러운 마음상태에 있는 사고 경험자들은 이를 차분히 시행할 심적 여유가 없습니다.
안정화 기법은 초기 불안증상 감소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노출요법 (PE; Prolonged exposure)
사고에 대한 기억은 다른 모든 기억들처럼 시간이 지나면 차차 감소하게 됩니다.
정확히는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덧입히는 과정을 통해 고통스러운 기억이 줄어들게 됩니다.
어려서 물에 빠져 공포가 생긴 사람이 커서 아이와 물놀이를 하며 차차 물에 대한 느낌이 두려움에서 즐거움으로 바뀌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충격보다는 훨씬 낮은 단계의 자극에 단계별로 노출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본인이 주변사람들에게 내색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자극에서 시작해서 점점 단계를 올려가는 것입니다.
흔한 오해는 사고에 대한 공포감이 있는 경우 이를 떠올릴 모든 자극을 차단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반대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으로 노출을 시켜주는 것이 두려움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EMDR;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은 눈으로 좌우로 움직이는 불빛을 쫓아가면서 사고에 대한 기억을 회상해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사고에 대한 생각의 재현으로 인한 고통, 긴장을 눈의 움직임과 심호흡, 몸의 느낌 등을 통해 안정화하면서 더 깊이 있게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이 치료법은 별도의 교육을 받고 자격을 갖춘 치료자가 시술하는 보다 전문적인 치료법입니다.
특히 오랜 시간 회피로 인해 억눌려 있던 트라우마의 경우에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